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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10년..."문제는 약국이다"

의약분업 10년..."문제는 약국이다"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1.05.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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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전후 약국의료비 14배 급증..."선택분업으로 바꿔야"

▲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약분업제도의 평가 및 개선방안 정책토론회'에서 김양균 경희대 교수가 의약분업 제도개선에 관해 발제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시행 10년째를 맞은 의약분업제도가 애초 취지인 의약품 오남용 방지는 달성하지 못한채 의료비 급증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양균 경희대 의료경영학 교수는 4일 이재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주최로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의약분업제도의 평가 및 개선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약제비를 절감하는 방향으로 의약분업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공개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5∼2009년까지 5년 동안 의약분업 적용지역과 예외지역을 구분해 처방건당 약품목수를 살펴본 결과, 분업지역은 3.58% 줄어든데 비해 예외지역은 13.9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안 항생제 처방률도 의약분업 적용지역에서는 10.33%, 예외지역에서는 16.11%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업 예외 지역에서 약품목수와 항생제 처방률이 더 감소했다는 사실은 의약분업 제도가 의약품 오남용 억제 효과에 기여한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김 교수는 "의료기술의 발전과 항생제 부작용에 대한 홍보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감시 기능 강화 등 다른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의약분업이 의약품 오남용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이에 의료비 증가에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국민의 부담을 크게 높였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총의료비(급여비+법정 본인부담금)는 43조 6570억원으로 의약분업 도입 시점인 2000년에 비해 약 170%나 증가했다는 것. 특히 약국의료비는 2010년 11조 4000억원으로서 요양기관 종별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약제비 요소인 조제행위급여비와 약품비 모두 매년 평균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1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며 "의약분업제도 개선을 통해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이 지난해 7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국민의 73%가 의료기관에서 의약품 조제를 받기 원한다"며 '선택분업'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 윤용선 대한의사협회 의약분업재평가 TFT 위원. ⓒ의협신문 김선경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윤용선 대한의사협회 의약분업재평가 TFT 위원도 "항행제 처방률 감소는 의약분업의 효과 때문이 아닌 심평원의 관리 감독에 의한 것"이라며 "여전히 임의조제, 불법 대체조제가 성행하고 약국의 조제내역서 미발행으로 환자의 알권리도 보장되지 못하는 등  의약분업의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위원은 "약국 조제료가 분업 당시 3800억원에서 10년 뒤 2조6000억원으로 무려 6.7배나 증가했다"며 "조제료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료계의 의약분업제도 평가에 대해 약계는 전혀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신현택 숙명여대 약학대학 교수는 "보험재정 지출 증가의 원인은 병원급여비 증가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2001년과 2009년 사이의 요양급여의 점유비 증가율을 비교하면 약국이 1.06인데 비해 병원 2.03으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신 교수는 수가 점유비율 역시 병원 2.60, 약국 0.73으로 격차가 커 보험재정 지출 증가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신 교수는 "포괄수가제도(DRG)와 의료기관평가제도를 통해 의료서비스의 비용효과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처방전 리필제도 도입과 약사의 대체조제 확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신광식 대한약사회 보험이사는 "약제비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의사가 처방한)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의 증가 때문"이라며 "의료계가 진정으로 약제비 증가를 우려한다면 성분명처방제도 도입에 찬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최경희 한나라당 의원,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 등 국회의원과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 김정곤 대한한의사협회장 등 의료인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 토론회에 참석한 경만호 의협 회장을 비롯한 의료계 단체장들과, 국회 의원 등 정치인들. ⓒ의협신문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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